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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기나기가 4th 앨범 ‘낫테’를 1월 17일에 릴리스한다.
이 작품은, 서로 맞대어 하나로 만든다는 의미인 ‘꼬다綯う(*나우)’에서 이름 지어진 풀 앨범. ‘눈 감은 저편’ ‘시간은 창밖 저편’ ‘over and over’ 같은 애니 타이업 곡 이외에, 사이토 신야, 키타가와 카츠토시(ROUND TABLE) 같이, 야나기와 연 있는 크리에이터에게서 받은 곡, 야나기 자신이 직접 쓴 신곡을 포함한 합계 13곡이 수록되었다. 음악 나탈리에서는 애니 타이업 곡을 다수 수록하면서도, ‘보물’을 테마로 콘셉츄얼 작품을 만든 그녀에게, 앨범에 담긴 생각이나 제작비화를 물어보았다.
취재・글/ 스도 히카루
하나로 묶어주는 의미인 ‘낫테’
--- 야나기 씨는, ‘봄 비슷한 것’을 릴리즈 할 때 인터뷰(참조 : 야나기나기 ‘봄 비슷한 것’ 인터뷰)에서, 문자 배열의 임팩트에 대해 언급하셨죠. 이번 앨범 타이틀인 ‘낫테’도, 어떠한 의도가 있어서 카타카나 표기로 한 거죠?
네. ‘낫테’는 한자로 쓰면 ‘綯って’(*엮다라는 뜻의 綯う의 활용형). 그 ‘綯う’라는 말에는, 예로 들어 ‘새끼를 엮다’라는 사용법 같이 복수의 실이나 끈 등을 서로 합쳐 하나로 하는 의미가 있어요. 이번 앨범의 큰 테마가 ‘보물’ 인데요, 저에겐 좋아하는 게 정말 많이 있어서, 그걸 하나로 묶어주는 의미로 ‘낫테’에 담았습니다. 카타카나로 지은 최후의 곡, 13째 곡 ‘natte’의 가사에 있듯이, 같은 음이라도 ‘鳴って’ ‘綯って’ ‘成って’(*울리다, 엮다, 이루다. 모두 낫테라고 읽는다), 여러 ‘낫테’가 있는 걸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지금 ‘보물’이라고 말씀하셨듯이, 이번 작품은 ‘보물을 스노우 돔 안에 가두면, 아무도 만질 수도 누구에게라도 비춰보이는 보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라고 하셨는데(참조 : 야나기나기 신작 앨범은 ‘낫테’ 초회판에는 5주년 원맨 영상), 야나기 씨의 작사작곡, 편곡의 ‘snlowglobe’의 가사엔, 보물을 그저 바라만 보는 곡이지는 않네요.
네. 콕 찝어 말하자면, 보물들이 스노우 돔 내부에서 어떤 기분으로 있을까를 그린, 앨범 전체의 인트로덕션 같은 곡이에요.
--- 하지만, 그 보물들엔 ‘모두 보여져버려’ ‘거꾸로 돌려 들여다보여져’라고 느껴지는 거 같아, 그다지 편한 것 같지는 않더라구요.
그렇네요(웃음). 저 자신이, 제가 좋아하는 걸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걸 조금 무서워한달지. 반대로 제가 누군가의 취미기호를 안 때도, 두근두근하죠. 역시 사람이란, 저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에 대해서 자신이 형편 좋게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이미지하는 야나기나기와, 실제의 야나기나기와의 사이에 갭이 있을 거예요. 예로 제가 ‘OO를 좋아해요’라고 말하면 ‘에, 그런 걸 좋아해?’라며 의외네 하고 생각해주시는 분들도 분명 있죠. 그래서 돔 안에 보물들도, 보물로서 취급하는 건 기쁘게 생각하면서도, 보여지는 거에 대해서는 약간 저항감이 있지 않을까 하네요.
구상자체는 1년 정도 전부터
--- ‘snowglobe’는, 곡조성에서는 야나기 씨의 음악적 루트의 하나이기도 한 포크트로니카의 요소가 들어간 악곡이네요. 사운드 면에서도, 예로 들면 미니멀한 피아노 프레이즈가, 반대로 돌려 몇번이건 반복해서 눈을 내리게 하는 스노우 돔을 상기시켜주네요.
감사합니다. 스노우 돔을 빙글빙글 돌리는 듯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서, 말씀하신 대로 거기에 의식해서 만들었어요. 실은, 보물을 테마로 해서 스노우 돔을 메인 비쥬얼로 바꿔 앨범을 만들자는 구상자체는 1년 정도 전부터 있었어요. 실제로 ‘snowglobe’ 작곡에 착수한 건 그 이후지만, 시간을 꽤 써서, 만들면 자고, 또 만들고 자고, 조금씩 만들어갔네요.
---전작 ‘Follow My Tracks’는 현장음을 위주로 밴드 사운드를 강하게 낸 앨범이었죠. 한 편 ‘낫테’는, 이 ‘snowglobe’에 상징된 것처럼, 전체로서 박아넣은 주체적 사운드가 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건 의도한 건가요?
그러네요. 음악성으로서는, 1st 앨범인 ‘에우아르’와 상당히 가까워요. 즉 데뷔했을 무렵에 더듬은 표현에 가까운데요, 그 당시는 제 내면을 더욱 안으로 가두는 방항성이었죠. 그게 점점 밖으로 향해서, ‘Follow My Tracks’는 저 자신이 이끌어가는 타입의 작품이었어요.
--- ‘여행’이라는, 정말로 외향적인 컨셉이었죠.
네. 그걸 토대로 ‘낫테’에서 한 건 ‘에우아르’와 별로 차이가 없는데요, 기분이 바깥쪽으로 향한 변화는 확실히 생겨났죠. 스노우 돔의 비쥬얼을 선택한 것도, 내면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보여줘서, 공유하고 싶은 기분으로 시작했죠.
라스트 보스 앞에서 대기하는 용사들
--- 이 앨범은, 어느 곡도 ‘보물’에 해당하는 아이템이 산재해있어서, 상당히 컨셉츄얼하지요. 기존 발매한 싱글 곡 3곡 사이에 있는 5번째 곡, 역시 야나기 씨가 작사작곡, 편곡을 한 ‘슈퍼 히어로’도・・・・・.
이것도, 제가 좋아하는 걸 모티브로 했어요. 뭐, 가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게임이죠. 어릴 적부터 정말 좋아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하고 있는데요, 최근 미니 슈퍼 패미콘이 발매되어서, 예전 게임을 생각나게 하는 기회가 많았어요. 본가에 먼지 쌓인 게임기나 카세트가 잠들어 있는데, 예로 RPG라면, 라스트 보스와 싸우기 전에 반드시 세이브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생각해서, 본가에 남겨둔 게임 안 용자들은, 아직 라스트 보스 앞에서 대기하고 있겠구나 생각하니 불쌍해졌어요(웃음). 그런 걸 생각하면서 만들었습니다.
--- 상냥하시네요(웃음). ‘슈퍼 히어로’는 테크노 팝풍인 귀여운 곡입니다만, 듣다보니 게임 음악 같이 들리네요.
네네. 칩튠이랄까, 8bit풍 음도 넣었고, 제 코러스도 거기에 맞춰서 기계같이 가공했죠.
아티스트 사진의 돌은 개인 보물
--- 이어서 ‘당신은 서큐렌트’의 작편곡은 사이토 신야 씨입니다만, 평상 시의 사이토 씨의 작풍하고는 조금 다르네요?
신야 씨와 같이 하게 될 때는 상당히 디지털 록이 많습니다만, 이번에는 신야 씨가 지금까지 써오지 않은 곡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새로이 신야 씨 곡을 두루두루 듣고 ‘보사노바는 아직 하지 않았나?’하고 생각했어요. 신야 씨의 특징적인 디지털 사운드와, 보사노바가 융합하면 재밌지 않을까해서 멋대로 생각해서 ‘안될까요?’하고 부탁드린 곡입니다.
--- 어레인지도 포함해서, 야나기 씨의 이미지 대로 만들어졌나요?
그렇네요. 제가 ‘보사노바가 좋아요’ 라고 오더를 냈더니, ‘보사노바 감을 힘껏 내는 편이 좋을까, 아니면 내 사운드 뒤에, 조미료로서 보사노바가 보이는 편이 좋을까’라고 물어보셔서, 전 ‘조미료로서’라고 했죠. 결국, 엄청 멋진 곡으로 만들어주셨어요.
--- 말씀하신대로, 보사노바 리듬이 생겨, 정말 기억하기 쉬운 일렉트로니카가 되었죠. 여기서의 보물은 말할 필요도 없이 서큐렌트(다육식물)인데요, 야나기 씨도 재배하십니까?
네, 집에서 몇 갠가.
--- 이 곡 작사는 야나기 씨라, 다육식물에 물을 주면서 ‘내 말을 그저 들어줘’라고 말을 거는 여성을 그리고 있습니다만, 자기 자신에 대한 걸 노래하는 건가요?
아뇨, 제가 직접 말을 걸거나 하지는 않아요(웃음). 하지만, 다육식물은 잎 안에 물을 저장하는 식물이니까, ‘슬픈 걸 이야기한다면, 슬픈 물이 담기지 않을까’ 했죠.
--- 그 발상, 재밌네요. 물맛이, 물을 주는 사람의 감상에 유래한다고.
뭐, 망상이지만요(웃음).
--- ‘당신은 서큐렌트’의 주인공은 다육식물을 치료하는 아이템으로서 위치하고 생각합니다만, 야나기 씨도 그런 보물을 가지고 있나요?
아아-. 그런 의미에서는 다육식물도 그런 부류에 들어가고, 또, 아티스트 사진에도 많이 비춰지지만, 손에 든 돌도 제가 캐낸 거에요・・・・・.
--- 사유물이네요.
그래요. 언제부턴가 돌에 심취해서. 역시 자연적인 건 보면 침착해지기도 하고, 무심코 모으고 싶어져요. 작업장에도 많이 그런 걸 둬서, 그걸 감상할 때는 정말 행복해요.
사람이 아닌 것들의 노래
--- 7번 째 발라드 곡인 ‘바다를 담아’도 자연물이 모티브네요.
이 곡은 조개껍데기가 모티브라…. 음, 진짜로 제가 모으고 있는 것들뿐이네요(웃음).
--- ‘당신은 서큐렌트’의 가사는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구체적입니다만, 이 ‘바다를 담아’ 가사는 한번에 추상도가 늘었네요.
그러네요. ‘당신은 서큐렌트’는 알기 쉬운 인간 시선이었지만, 여기는 강하게 말하자면 조개 껍데기 시선. 사람이 아닌 것들의 노래네요.
--- 최근들어 별로 보지 않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즉 조개 껍데기를 귀에 대는….
바닷소리가 나죠(웃음).
--- 자기 몸에 바닷소리를 담음 조개 껍데기가, 그 소리를 ‘주워 준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어’라고 바라는 로맨틱한 가사네요. 이 곡의 작편곡은 키타가와 카츠토시(ROUND TABLE) 씨인데요, 앞서 사이토 씨와 같이, 언제나 했던 작풍과는 조금 방향이 다른 느낌이 났어요.
키타가와 씨의 곡은 팝 이미지가 있지만, 예로 들면 애니 ‘ARIA’ 시리즈의 관련악곡이라던지, 엄청 멋진 발라드도 쓰시죠. 전에도 ‘키타가와 씨가 쓴 발라드를 좋아해요’라고 본인에게 말한 적이 있어서, 그게 계기가 된 게, 전 앨범 ‘Follow My Tracks’에 들어있는 ‘터미널’이란 곡이에요. 이번에도, 3곡 째인 ‘over and over’(15th 싱글, 애니 ‘Just Because!’ 오프닝 테마) 같은 팝 적인 키타가와 씨의 곡이 이미 있어서, ‘또 발라드 해요’라고 부탁드려 만든 곡이에요.
--- 키타가와 씨의 어레인지는, 말하자면 네오어쿠스틱 감이라던지 유려한 현악기라던지 특징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바다를 담아’는 꽤나 디지털 사운드가 가미되었네요.
처음에 저도 어쿠스틱한 소리를 상정했는데, 키타가와 씨가 어레인지를 해주시는 동안, ‘조금 R&B적인 분위기도 내고 싶어’라는 이야기가 되어서, 말씀해주신 대로 점차 디지털에 기댄 리듬과 사운드가 되었어요. 그래서 상정외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것 밖에 없어’라고 생각되는 어레인지로 해주셨어요.
내가 생각하는 앨범의 이상형
--- 그런데, 야나기 씨의 앨범은 자작곡, 외부 작가로부터 받은 제공악곡, 애니 타이업 곡이 혼재하고 있는데도, 패키지로서 수습된 게 정말 좋아요. ‘낫테’에서도 그걸 강하게 느꼈습니다만, 앨범 전체의 디자인을 어떻게 생각하신건가요?
제 경우엔, 상당히 빠른 단계에서부터 앨범을 생각해요. 방금 전에 말했듯이, ‘낫테’의 테마도 1년 정도 전에 정해둔 거라, 그걸 전면에 부각시키지만 않고, 염두하면서 싱글 제작도 했어요. 그래서, 그 뒤는 부족한 조각을 채우다기보단,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곡을 채웠으니, 앨범을 만들래요’ 같은 느낌이 강해요. 말하고 나니 앨범에 넣기 위한 곡을 만드는 게 아닌, 곡을 채웠으니 일단 만들까인 편이, 제가 생각하는 앨범의 이상형이죠.
--- 곡순에 대해서는 어떠세요? 2nd 앨범 ‘폴리오미노’ 때는 ‘셔플 재생 괜찮음’ 같은 이야기를 하셨잖아요(참조 : 야나기나기 ‘폴리오미노’ 인터뷰).
그러네요(웃음). 이번 작품은, 이 순서대로 들어주시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해서 배치했어요. 조금 망설인 건, DJ된장국과 MC밥 씨와 같이 만든 ‘relaxin’soup’를 어디에 둘지가(웃음).
--- 그렇군요(웃음).
망설인 결과, 입가심하는 위치에 두었는데요, 이 이외의 곡 순서는 스무스하게 정해졌어요. 코스 요리 같이 전채가 있고, 샐러드 같은 게 이어지고, 4곡 째인 ‘here and there’ 부분이 메인 디쉬고, 코바치(*전채 요리에 쓰이는 그릇)를 중간에 넣어, 문자 그대로 스프가 있거나 하죠(웃음). 12번 째 곡 ‘새벽의 빛을 모으면서’에서 마무리 밥이 오는, 그런 기분으로 순서를 정했어요.
‘야나기 씨의 기분을 랩으로 할래요’
--- 곡 배치에 고심했다고한 10번 째 곡 ‘relaxin’soup feat. DJ된장국과 MC밥’입니다만, 이 콜라보는 놀랐네요.
3년 정도 전에, 스튜디오에서 집까지 차로 돌아갈 때, 제가 엄청 지쳐서 쓰러질 정도였을 때에, 라디오에서 DJ된장국과 MC밥 씨의 랩이 흘러나와서 정신차리게 되었어요. ‘뭐지 이거?’가 되서, 기운을 빼앗겨서, 곡이 끝날 즈음에 포근해졌죠. 바로 알아봤더니, ‘DJ된장국과 MC밥’이라 2인 그룹인 줄 알았더니 1명이더라구요(웃음). ‘재밌는 발상을 하는 사람이야. 같이 무언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고 이 3년간 생각해뒀더니, 이제서야 이번에 같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크레디트에서는 작사와 랩이 두 사람의 공동제작이라고 되어있더군요. 그 내용은, 엄청 잡스럽게 말하면 부글부글 끓는 라멘 스프에서 계속 거품을 빼내는 거 같은데요, 어떻게 만들었나요?
처음에 된장국 씨하고 ‘어떤 요리를 만드나요?’라던지 ‘어떤 기분으로 요리를 하시나요?’ 같은 이야기를 해서, 제가 ‘휴일에 닭뼈에서 스프 육수를 만들어 라면을 만들어요’라고 했죠.
--- 야나기 씨, 실제로 라멘 스프를 직접 만드시는군요.
진짜예요(웃음). 그래서, ‘제가 라면을 만드는 건, 손이 가는 요리를 하루 걸려 만들면, 싫은 걸 전부 잊어버려요’라고 전했더니, 된장국 씨가 ‘그 나기 씨의 기분을 랩으로 만들게요’라고, 먼저 랩 파트를 만들어주셨어요. 거기에 맞춰 제가 트랙을 붙여서 ‘이런 느낌은 어떤가요?’ 회신했더니, 또 된장국 씨가 ‘이 느낌인 랩도 만들게요’라고, 꽤 섬세하게 왕복편지 같이 주고 받으며 만들었어요.
--- 재밌어보이네요.
네, 즐거웠어요. 레코딩도 두 명이서 서로 부스에 들어가서, 된장국 씨가 먼저 랩을 녹음하고, 거기에 제가 번갈아 멜로디를 붙이고, 이렇게 반복했더니, 이것도 꽤 즐거웠네요.
--- 두 분의 목소리가 훌륭하게 조화해서, 좋은 분위기네요. 가사에서도, 스프에서 나오는 거품을 네거티브 감정에 빗대고요. 실제로, 요리는 기분전환도 되니까요.
계속 냄비에서 눈을 떼지 않고, 완전히 거품을 떼어낼 때까지 걷어내는 걸 그만두지 않죠. 마음도 머리도 비우고요. 그렇게 하면 ‘왠지 즐겁네?’하고 생각한다던지 ‘왜 고민했었을까’ 같은 기분이 되요.
--- 참고로, 왜 자기가 라멘을 만드려고 하셨나요?
왜일까요. 라멘을 먹는 건 좋아하냐고하면 좋아하는데요… 왠지, 가게에서 맛있는 걸 먹으면, 집에서 재현해보고 싶어져요. ‘이 맛을, 어떻게 하면 낼 수 있을까?’ 하고요. 라면을 혼자서 만드는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번, 자신의 궁극 라면을 만들고 싶었어요.
--- 하하하(웃음).
‘이거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단 말이죠(웃음).
거기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
--- 계속해서 11번 째 곡 ‘깨어나는 바닷가’는 rionos 씨 작편곡에 의한, 현장감 있는 주체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미디엄 발라드네요. rionos 씨가 작편곡으로 야나기 씨의 작품에 참여하게 되는 건 처음이지요?
네. 방금 전 얘기한 키타가와 씨의 ‘터미널’에서 현악기 어레인지를 부탁한 적이 있는데요, 작편곡까지 부탁한 건 처음이네요. rionos쨩과는, 전부터 제 음악 동료 사이에서 연이 있어서, 오퍼할 기회를 계속 여쭤봤어요. 최근 그녀도 메이저 데뷔해서, 꽤 바빠졌는데요, ‘지금 잠시 시간 남아요’ 라고 해서, ‘부디 부탁해요’ 라고 했죠.
--- 야나기 씨 쪽에서 무언가 구체적인 오더를 낸 건가요?
‘가사가 먼저 있으면 하기 쉬워요’ 라고 말해줘서, 그 전에 써 둔 스톡해둔 가사를 조금만 고친 걸 건내주면서, 곡의 대략적 분위기를 전한 정도였어요. 어레인지는 따뜻한 분위기로 하고 싶어서, 둘이서 상담한 결과, 베이스나 드럼은 직접 연주된 걸 녹음했어요.
--- ‘깨어나는 바닷가’의 가사는, 어딘가 달관하지 않았나요?
그런가요?
--- 가사 내용으로선, 별의 모래를 작은 유리병에 넣어 바다에 흘러 내보내는데, 그와 같이 바다가 무대인 ‘바다를 담아서’의 조개 껍데기가 ‘주워 준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어’라며 바란 거에 대하여, ‘깨어나는 바닷가’의 작은 병은, 그 수신자가 상정되어 있지 않아요. 또는 ‘누구에게라도 닿지 않더라도 괜찮아’ 같은 텐션이지요.
그렇죠. 닿지 않더라도, 이 별의 일부가 되어 수 백 년도 떠도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 그런데도 ‘또 내일도 별의 모래를 모아 작은 유리병에서 하늘의 바다에 보내자’ 라고 부르고 있어요. 그 별의 모래가 야나기 씨의 음악의 비유라고 한다면……
후훗(웃음). 그런 기분은 있죠. 결국, 제 곡에서 제대로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거라던지 ‘알아주지 않더라도 뭐 괜찮으려나’ 같은 생각하는 것들이 음악이란 형태로서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곡으로서 나온 거라면, 거기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까 하고요.
있으면 기쁘고, 없으면 조금 섭섭해
--- 12번 째 곡 ‘새벽빛을 모으면서’는 다시 키타가와 씨 작편곡인 신곡입니다만, 여긴 왕도적인 팝이네요. 어레인지도 키타가와 씨다운 밴드 사운드구요.
의외로 직구를 던지는, 메이저 느낌이죠. 이 곡은, 7번 째 곡 ‘바다를 담아서’ 작곡을 부탁드렸을 때, ‘좋아 알았어. 그것도 만들겠지만, 우선 이걸 들어주지 않을래?’ 라고, 키타가와 씨가 몇 갠가 가져와 주신 데모곡 중 하나예요. 그 때 전 ‘이 곡도 엄청 좋네요. 부디 부르고 싶은데, 발라드 쪽도 부탁드려요’ 하고요(웃음).
--- 하하하(웃음).
일단, 거듭 부탁드렸죠. 그랬더니 쾌활하게 ‘물론이지’ 하고 말씀해주셨어요.
--- ‘새벽빛을 모으면서’는, 내일이 오는 걸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의 기분을 부르고 있어요. 야나기 씨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타입인가요?
그러네요. 정말 기분 좋은 일이 있던 날은, ‘이대로 오늘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할 때가 있죠. 하지만 결국, 또 새로운 날이 오지 않으면 또다른 즐거움도 오지 않는다는 기분도 들어서요. 그런 갈등은 제 안에도 있네요.
--- 이 곡의 ‘나’도, 오늘의 미련이 남으면서도 최종적으론 내일로 향하려고 하죠. 긍정적인 가사네요.
으-음…. 저는, 방심하면 무심코 부정적인 가사를 써버리기도 하는데요(웃음). 이 곡의 가사에 대해선, 긍정적이라기 보단, ‘그다지 심술꾸러기는 되지 않도록 하자’ 정도의 기분이랄까. 모처럼, 이번에는 보물을 모두에게 보여주기로 했으니, 되도록 솔직한 기분으로 적었습니다.
--- 그리고, 맨 처음에도 건드린 마지막 곡 ‘natte’에. 피아노 반주만 있는 심플한 연주지만, 보컬을 몇 겹이나 겹쳐서, 목소리로 “꼬은” 세밀한 곡이네요.
목소리를 많이 모아, 더욱 모으듯 겹쳐서, 더욱이 각각 다른 목소리를 들려주거나, “목소리를 엮다”는 걸 의식하여 만들었어요. ‘snowglobe’가 앨범 인트로덕션이라면, ‘natte’는 완전히 아웃트로죠. 바로 전 곡인 ‘새벽빛을 모으면서’에서, ‘좋은 이야기였어’ 같은 엔딩을 맞이하고, 이 ‘natte’로 그 여운에 잠기는 이미지로 만들었어요.
--- 방금 전의 코스 요리에 비유하면, 디저트?
그럴려나요. 그러면 좋겠네요. 그렇지 않다면, 좀 섭섭하네요.
--- 레코딩에 대해서, DJ된장국과 MC밥 씨와 ‘relaxin’soup’에 대해선 살짝 얘기해 주셨는데, 다른 곡은 순조로웠나요?
그렇네요. 그렇지만 제가 만든 신곡, 즉 ‘snowglobe’와 ‘슈퍼 히어로’와 ‘natte’는 난항이었어요. 그렇다기보단 이 3곡은 엔지니어 없이, 저 혼자서 레코딩을 했어요. 엔지니어와 1대 1로 녹음하는 것도 별로 싫진 않는데, 역시 혼자서도 자기 이외의 사람이 참가하는 것으로, 노래도 조금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엔, 완전히 저 자신과 마주하려고, 혼자서 스튜디오에 틀어박혀 납득갈 때까지 몇 번이건 녹음했어요.
--- ‘노래도 조금 달라져’라는 건, 노래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의 디렉션에 좌우된다는 의미인가요?
그것도 그렇고, 오히려 ‘이 편이 좋지 않아?’라고 정답으로 인도해주는 메리트가 있어요. 역시 저 혼자라면 무엇을 정답으로 하면 좋을지 모른다거나, 결국 맨처음에 녹음한 테이크가 가장 좋았다런지, 아니면 ‘아니, 이 쪽이 더 좋으려나?’라던지, 갈 길을 찾지 못하는 순간이 무척 많죠. 예로 ‘snowglobe’에서는 노래 부르고 트랙을 부분적으로 건드리거나 했어요. 그런 노력도 있었는데요, 결국, 혼자서 해보고선 좋았다고 생각해요. 언제나 다른 거에 도전하는 걸로, 저 자신의 성장을 느끼는 게 가능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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